나이가들고 가진게 점점 많아지면서 욕심은 더 생기고 부러운 것도 많아졌다.
요즘처럼 외롭다고 느낄 때, 현재 내 모습 이외에 다른 돌파구가 없다는 현실에 부딛힐 때..
스스로 헤쳐나가기 보다는 다른 이를 부러워하는 나약함을 그대로 드러내곤한다.
최근에 가장 부러운 사람은 친구가 많은 사람들이다.나도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격상..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을 넓게 사귀지 못한다.
좁고 매우 깊은 인간관계를 좋아한다. 스스로 이러한 인간관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문제가 생겼다.
그렇게 나와 좁은 범위에서 깊은 인간관계를 유지는 사람들이 갈수록 세상사에 바빠지고,
그들의 몸을 추스리는데 들이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갈수록 한달에 얼굴 한번 보기 힘들어 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럴 땐 한 곳에서 초,중,고등학교에 대학까지 졸업한 이들이 매우 부럽다.
어릴적 한 동네에서 100원짜리 떡볶이를 함께 사먹던 친구들, 중고등학교때 보여줄 것 안보여줄 것 다 보여주고 지내던 친구들과 편하게 만나는 그들이 부럽다. 지방에서 초중고교시절을 보낸 나에겐 현재 그런 친구가 거의 없다.
대학때의 친구들은 아무래도 성인이 된 후에 만나서인지 깊은 정(情)을 교감할만한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는 어려운 듯...
점점 나이가 들어갈 수록 그리워 지는 것은 인간관계의 확장 보다도 정해진 사람사이에서의 정인가 보다..
두번째로 부러운 사람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혼자 산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겪어본 나도 잘 알고 있다. 밥챙겨먹기, 청소하기, 빨래하기 등등.. 귀찮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가사도 많지만 혼자여야 하는 필연적인 외로움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이 부러운 것은.. 울고 싶을 때 엉엉 울고, 웃고 싶을 때 크게 웃을 수 있으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가졌다는 바로 그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인지.. 부쩍 조울증이 심해졌다.
하루는 매우 우울하다가도 또 하루는 매우 밝아진다. 저기압과 고기압이 수시로 교차한다.
그런데.. 그러한 내 감정을 맘놓고 드러낼만한 공간이(물론 내 동생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에겐 없다. 집엔 나와 얼굴을 마주치는 가족들이 있고 가끔은 그들에게도 자의든 타의든 내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또 어떤때는 늦은 밤 누구에게도 허락을 구하지 않고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을 때도 점점 늘고있다.
꼭 그것이 친구들과의 술자리 때문 이거나,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은 아쉬움이 있어서가 아니더라도 혼자서 훌쩍 멀리 도망가도 그 누구도 나의 늦은 귀가에 신경쓰지 않고, 나도 내 늦은 귀가에 누군가가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나만의 공간 바로 그것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사회인으로써의 구속이 늘어나고 그 구속을 벗어나고 싶은 자유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러운 사람은 부모님의 후광(?)을 업고 사는 사람들이다.어쩌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내가 이미 속물 근성을 물씬 풍기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솔직히 부모님의 후광으로 세상을 편히(?)사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은 부럽다. 그들도 나름대로의 시련과 노력의 결과로 지금의 자리까지 와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나에겐 그렇다.
물론.. 내 부모님이 나에게 후광이 되어주시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의 돈(?)으로 어려서부터 부족함 없이 살아왔고,
여전히 부모의 그것을 마치 자기 노력의 결과물인양 자연스럽고도 당당하게 영유하며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거나,
부모의 도움으로 외국에서 수학(?)하고 그것을 일종의 특권으로 인정해주는 사회분위기에서 그 덕을 톡톡히 보며 걱정없이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여기서 부럽다는 의미는 약간 다른 것인지도 모르겠으나..)가끔 부럽다.
어떤땐 그런 이들을 보고있자면, 어떤 것이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인지.. 아니면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아닌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자연현상인지.. 가치판단 기준의 모호함에 머리가 아프다.
이는 어쩌면 그들이 가진 선천적(?)인 특권(그것이 재산이 됐던 경험이 됐던)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떠 받들듯 하는 이 사회의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물들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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